지하철역이나 회사 건물 등에서 항상 만나게 되는 것. 바로 자판기인데요. 시원한 음료부터, 커피, 최근엔 과자까지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죠. 이 자판기를 이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돈이 필요한데요. 그런데 돈 대신 쓸모없어진 물건을 넣으면 가치 있는 물건으로 바꿔주는 자판기들이 있습니다. 새롭게 변신한 자판기를 뉴스G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필요한 물건이 나오는 마법의 상자가 있습니다. 음료와 과자, 위생용품에 꽃다발까지.없는 게 없는 이 상자는, 바로 자판기인데요.
다양한 물건뿐 아니라 지폐 몇 장, 동전 몇 개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까지 가지고 있죠.
그런데 반대로 물건을 넣으면 돈을 주는 자판기가 있다면, 어떠신가요?
호주의 한 상점. 사람들이 자판기 안으로 병을 밀어 넣습니다. 이 병들은 모두 사용하고 난 빈 병인데요. 빈 병을 넣으면 돈을 주는 자판기. 바로 재활용 자판기입니다.
이 자판기는 호주뿐 아니라 독일과 스웨덴 등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데요.
유리나 플라스틱 병, 캔의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5L짜리 페트병, 음료수 캔 등 각 병마다 가격이 매겨져 있어 해당되는 만큼 영수증으로 받을 수 있죠.
영수증은 현금으로 바꾸거나 다음 쇼핑 때 쿠폰처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이 제도를 통해 이곳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재활용 습관과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고 있습니다.
몇 백원 정도의 돈이 적다면 물건으로 교환해 가는 건 어떨까요?
디자이너 리나 페네키토(Lina Fenequito)가 만든 자판기,스와포메틱(swap-o-matic)은 물물교환 자판기입니다.
내가 필요 없는 물건을 기기 안에 넣어놓으면 끝. 처음 물건을 넣을 때 3크레딧이 주어지고, 내 물건이 판매될 때마다 들어오는 크레딧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죠. 안내창의 표시에 따라 기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활발하게 상용화 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이런 자판기가 늘어나면 무심코 물건을 버리는 습관도 없어지겠죠?
터키에는 조금 더 특이한 자판기가 있습니다. 이 자판기의 최대 이용자는, 동물들.
바로 거리의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자판기, 푸게돈(Pugedon)입니다.
자판기를 작동하게 하는 건 빈 병인데요. 먹고 남은 물과 병을 자판기에 넣으면 동물들을 위한 사료가 나오는 거죠.
터키에는 이스탄불에만 15만 마리에 달할 정도로 많은 유기 동물들이 있는데요.
이 동물들의 먹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활용도 할 수 있는 1석 2조의 자판기인 셈입니다.
실제로 자판기 설치 후에쓰레기통을 뒤지는 유기 동물이 많이 줄어들어 도시가 깨끗해졌다고 하는데요.
재활용 하는 습관을 만들어 환경도 보호하고, 동물과 사람이 함께할 수 있게 되었죠.
필요할 때면 언제나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자판기.
이제 편리한 구매뿐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요.
병들어 가는 지구를 지키는 새로운 방안 아닐까요?
엄은용 작가 ebsnews@ebs.co.kr / E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