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30일... 히말라야 정상부분에 1년 동안 외롭게 차디차게 누워있던 산악인 고 박무택 대원이 국민의 마음속으로 돌아왔다.
히밀라야 정상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세계등반사 초유의 휴먼원정대를 이끈 엄홍길 대장 (45,트렉스타 기술이사)은 두달여 동안의 노력 끝에 29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정상 8750m지점에서 고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박무택 대원 시신은 운구 도중 8300m 지점에 돌무덤을 쌓아 안치했다고 이날 베이스캠프 관계자가 전해왔다.
지난 3월14일 네팔을 향해 출국한 지 76일이며 박씨와 같이 사고를 당한 장민씨와 백준호씨의 시신은 수색 작업 펼쳤으나 찾는데 실패했다.
엄 대장과 원정대원, 세르파 등 15명은 이날 새벽 4시30께 캠프3(8300m)를 출발해 박씨의 시신 수습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 4시간 30분만에 박씨가 누워있는 8750m에 도착했다.
원정대는 3시간 이상 박씨를 얼음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거쳐 시신을 수습해 캠프3로 악전고투하며 내려오는 도중 세컨드스텝 위에 시신을 안치했다.
원정대 베이스캠프(5100m) 관계자는 "고 박무택 대원이 히말라야를 사랑했고 산악인으로서 히말라야의 품에 묻히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해 좋은 지점에 안치했다"고 말했다.
박 대원 시신은 지난 1년간 산악인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지점에 방치되어 있었으나 이번 휴먼원정대가 중국과 네팔의 국경지점 부근에 편안하게 안장했다.
원정대원들은 하산하면서 100m 이동하는데 두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운구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정대원들은 박씨의 유품을 수습해 이날 오후 5시께 캠프3로 무사 귀환했다.
엄홍길 대장 등 '초모랑마 휴먼원정대'는 지난해 히말라야 등정 과정에서 숨을 거둔 박무택,백준호, 장민씨 등 3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이번원정 준비했다.
박무택 대원과 엄홍길 대장은 지난 99년 K2봉 등 히말라야 4개봉을 같이 등반한 각별한 우정을 엄홍길 대장이 박 대원의 시신수습으로 실천하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14일 출국으로 본격적인 시신수습에 나서 성공의 거둔 이번 엄홍길 대장의 시신수습 낭보는 전국민이 숨을 죽여 지켜본 국가차원의 거사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히말라야 고지대에서의 시신수습은 세계 등반사상 초유의 일로 외신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엄홍길대장의 고 박무택대원의 시신수습과정은 한마디로 목숨을 건 사투 그자체였다.
3월 초 부터 본격적인 등반에 나섰으나 현지의 일기불순으로 시신이 있는 8750m 지점에 접근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3월 네팔 임차제봉(6189m) 적응훈련을 시작으로 4월초에는 5200m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엄 대장은 불량한 현지 일기사정으로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던 일본원정대 대원 오카모도 마사오씨가 사망하는 사고도 목격해야 했다.
4월 말에는 본격적인 정상공략을 위해 고소캠프인 캠프2를 7900m에 설치해 일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렸고 5월초 정상부근의 1차공략을 시도했으나 눈보라가 몰아쳐 베이스캠프로 다시 내려왔다.
일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D데이로 잡은 19일 시도에서도 악천후로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엄대장은 허리부상과 편도선이 악화되는 등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엄 대장은 자신과 박씨의 가족, 그리고 산악인들에게 한 '엄홍길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았다.
29일 최종시도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6월 부터는 몬순기후 시작으로 날씨가 최악으로 악화되 사실상 등반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엄홍길 대장은 마지막 시도에서 20여시간의 사투끝에 시신이 있는 8750m지점을 올랐으며 한국시각으로 29일 오후 1시30분경 박 대원을 1년여 만에 품에 안았다.
이번 휴먼원정대는 8750m의 초고산 지점의 암벽구간에 누워있는 시신을 끌어올린 뒤 70㎏가 넘는 시신을 상처가 나지 않게 끌거나 들쳐 메고 내려와야 하는 어려움으로 사실한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특히 내려오는 과정에서는 경사 70도에 50m길이의 세컨드스텝이 기다리고 있고 100m 정도 길이의 경사진 바위 지대 등 총 험난한 2㎞의 난관지역을 눈보라 속에서 내려와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더욱 값지다.
엄 대장의 이번쾌거는 지난해 히말라야 15좌 등반이라는 기록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었던 그의 또 다른 세계등반사의 역사를 다시 쓴 일로 전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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