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벽 기침·가래 멎게 해...
‘천식’에 좋다고 알려진 수세미의 효능이 약용식물에 대한 최근의 관심과 함께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수세미 하면 사람들은 설거지 장면부터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원래 수세미는 박과의 1년생 덩굴 초본이다. ‘수세미 오이’로도 불리는 수세미 열매는 가을이 제철로 오이와 비슷하게 원통형으로 생겼는데 조금 더 크다. 그래서 언뜻 작은 야구방망이를 연상시킨다. 녹색을 띠며 길이는 30∼60㎝에 이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이보다 주름이 더 많고, 살짝 눌리는 것이 오이보다 더 부드럽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수세미란 이름이 설거지 도구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것은 열매의 특성 때문이다. 수세미 열매 안쪽에는 그물 모양의 섬유질 조직이 있는데 옛사람들은 이를 말려 목욕도 하고 설거지도 했다.
수세미는 이처럼 주요한 생활용품 중의 하나였지만 한방에서는 ‘약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수세미는 한약명으로 사과락(絲瓜絡)이라고 불렸으며 열매를 건조해 약재로 사용했다. 수세미는 성질이 차서 폐와 기관지의 열을 내리고 담을 삭여주는 청열화담(淸熱化痰·열을 내리고 가래를 삭임)의 효능이 있다고 한의서에 기록돼 있다.
이에 따라 예로부터 폐가 약하여 생기는 천식, 비염, 축농증 등의 질환에 민간요법으로 수세미를 사용해 왔다. 다만 평소 몸이 차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수세미의 냉한 약성이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 처방을 했다. 현대에 들어와 식품영양학계에서 약용식물로서의 수세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도 그 같은 효능 때문이다.
수세미의 효능은 다량의 비타민과 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 각종 미네랄과 플라보노이드 성분 때문이다. 특히 식물이 기생충, 세균, 세포손상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화학 복합물인 플라보노이드는 체내에서 항염, 항곰팡이, 진통, 심혈관 보호, 고지혈증 개선 등의 작용을 한다.
플라보노이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타민의 방출도 억제한다. 천식의 대부분이 알레르기성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수세미의 성분은 각종 사포닌들이다. 수세미의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은 도라지에도 들어있는 성분으로 기관지 기능을 항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염증 해소를 통해 기침을 진정시켜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계통의 사포닌이 감기에 취약한 어린이, 기관지와 폐기능에 문제가 있어 해소·천식으로 고생하는 성인, 찬공기를 잠시만 쐬어도 기침을 하는 과민성 호흡기 질환자에게 모두 유익하다고 말한다.
또 수세미의 루시오사이드 계열 사포닌은 피부를 맑게 해주고, 피부 항균작용 등을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질환의 대부분은 건성 피부에서 비롯되므로 피부의 수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간에서 오래전부터 피부 보습을 위해 수세미즙을 화장수로 이용해 온 것도 바로 이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수세미에는 인삼에 들어있는 진세노사이드 계열의 사포닌도 들어있다. 진세노사이드는 지방분해력이 좋고, 영양분 흡수와 소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세포 내의 효소활성화로 신진대사 촉진, 피로해소를 도와준다.
수세미의 효능으로 천식 외에 비장 기능 강화에 의한 소화력 향상, 치질 개선, 류머티즘 증상 완화, 내출혈 개선 등이 함께 거론되는 것도 그처럼 각종 사포닌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영글지 않은 ‘어린 수세미’는 요리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나물은 물론 볶음이나 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수세미 볶음의 경우 오이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아린 맛이 난다. 이처럼 맛도 특이하지만 수세미 열매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있어 장기능 개선에도 한몫을 한다.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이는 수세미의 효능
1, 사과: 수세미 오이 잘익은 열매 전체 맛은 달며 성질은 평하고 무독하다. 간, 위, 신경에 들어간다. 효능은 열을 내리고 담을 삭이며 피를 식히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열병으로 인한 신열번갈, 담천 해수, 장풍치루, 붕대, 혈림, 정창, 젖이 나오니 않는 증세, 옹종을 치료한다. 하루 12~20그램(신선한 것은 80~15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태워서 재로 하여 가루낸다. 외용시 짓찧어 즙을 짜서 바르거나 가루내어 배합해서 바른다.
2, 사과근: 수세미 오이 뿌리 맛은 달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피를 잘 순환하게 하고 부종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편두통, 요통, 유선염, 인두염, 축농증, 후두염, 장풍 하혈, 치루를 치료합니다. 하루 4~12그램(생것은 40~8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약성이 남을 정도로 태워서 가루낸다. 외용시 달인 액으로 씻거나 즙을 내서 바른다.
3, 사과등: 수세미 오이 덩굴 맛은 쓰며 성질은 약간 차고 독이 약간 있다. 심, 비, 신의 3경에 들에가며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비를 튼튼하게 하고 살충하는 효능이 있다. 허리 무픕 사지의 마비, 월경 불순, 수종, 만성기관지염, 위축성 비염, 만성 부비강염, 충치, 비연, 잇몸의 출혈을 치료한다. 하루 40~80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약성이 남을 정도로 강한 불로 태워서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시 약성이 남을 정도로 강한 불로 태워서 가루낸 후 개어 바른다.
4, 사과락: 수세미 오이 열매속에 들은 망사처럼 생긴것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경락을 활성화 하며 열을 내리고 담을 삭이는 효능이 있다. 흉협동통, 복통, 요통, 고환 종통과 폐열담해, 무월경, 유즙 불통, 옹종, 치질을 치료한다. 하루 6~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또는 약성이 남을 정도로 볶아서 가루내서 복용한다. 외용시 약성이 남을 정도로 태워서 가루내어 개어서 바른다.
5, 사과엽: 수세미 오이의 잎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으며, 옹저, 정종, 신경성 피부염, 백선, 더위먹은데, 뱀에 물린 상처, 화상을 치료한다. 하루 40~120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즙을 짜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시 달인물로 씻거나 찧어서 바르거나, 또는 가루내어 개어 바른다.
6, 사과자: 수세미 오이의 씨앗 수세미오이의 종자에는 강력한 설사 작용이 있으며 복용량은 종자 7~10개 분의 분말이다. 15~20개를 복용하면 심한 설사를 일으킨다. 유효성분은 elatine이다. 뿌리도 설사약으로 쓰인다. 씨앗이 쓴것은 기운이 차고 독이 있으며 단것은 독이 없다. 물기를 배출시키고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사지와 안면 부종, 요로결석, 장풍, 변비, 유즙 분비, 치루를 치료한다. 하루 4~12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누렇게 볶아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시 분말로 개어서 바른다. 각기, 허장, 냉기 환자가 복용하면 병이 심해진다.
<식물본초>, 비허한 자는 사용을 금한다. <득배본초>, 임신부는 복용해서는 안된다. <남영시약물지> 요통이 멎지 않을 때의 치료는 수세미오이씨를 누런 자국이 날 정도로 볶아 갈아서 술로 복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바른다. <부인양방보유> 임상보고에서 회충을 없애는데는 검은 수세미오이씨(흰 것은 효과가 없다)의 인(仁)을 공복에 씹어 먹거나 찧어 가루내어 갭슐에 넣어, 1일 1회 복용한다. 성인은 40~50알씩, 소아는 30알을 2일간 연속 복용한다. 857명을 치료한 결과 모두 회충이 나왔다. 물고기에 대하여 강한 독성이 있으며, 곤충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7, 사과체: 수세미 오이의 꼭지 소아의 두창을, 모든 인후부종 및 동통을 치료한다. 인후통의 치료에는 강한 불로 태워서 가루낸 수세미오이 꼭지를 강한 불로 구운 거위의 똥과 빙편을 갈아 섞어서 목안에 불어 넣는다. <남영시약물지>
8, 사과피: 수세미 오이의 열매의 겉껍질 금창, 정창, 화독, 좌반창, 부종에 가루내어 소주에 개어 문질러 바른다.
9, 사과화: 수세미 오이의 꽃 맛은 달고 약간 쓴맛이 있고 성질은 차다.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효능이 있으며, 변비, 폐열 해수, 심한 천식, 호흡곤란, 인후통, 비두염, 정창, 치질을 치료한다. 하루 8~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 짓찧어 붙인다."
1, 요통 수세미 껍질 벗긴 것을 보드랍게 으깨어 따끈한 술이나 온수에 약간 술을 타서 8~12그램을 복용하면 된다. 또 수세미오이 뿌리를 태워 가지고 가루를 만들어 따끈한 술이나 온수에 술을 타서 8그램씩 복용해도 효력이 있다. 계속 복용해도 좋다.
2, 축농증 수세미오이 뿌리와 덩굴을 태워 재로 만들어 매일 3 차례 식후마다 따끈한 술 또는 온수로 4 그램씩 복용하면 된다. 오래 복용하면 매우 효력이 있다.
어린 수세미오이는 식용으로 이용하였으며, 수세미오이의 줄기에서 채취한 수액은 화장수로 이용하거나 갖가지 질병치료에 이용되어 왔다. 피부가 거칠거나 살갗이 튼데는 8~9월 경에 수세미오이줄기를 땅에서부터 약 50cm 높이에서 자르고 뿌리가 달린 쪽 줄기 끝을 병에 넣어 놓으면 며칠 사이에 물이 나와서 고이는데 500ml에 꿀 5~6 숟가락의 비로 섞어 서늘한 곳에 두고 겨울에 하루 3번씩 상처를 깨끗이 씻고 바른다. 피부가 터실터실 하고 거친 데 주로 바르는데 피부 밑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염증을 없애는 작용을 하므로 피부가 튼 것을 낫게 한다.
배에 복수가 찬데는 수세미오이의 덩굴을 땅에서 30cm 정도 올라간 부위의 줄기를 칼로 자르고 그 끝을 병에 넣어 하룻밤 두면 500ml의 물이 나온다. 이 물을 여러 번에 나누어 마시면 오줌이 잘 나가면서 복수가 빠진다. 수세미오이의 섬유는 그릇을 닦는 데 이용되었으며 슬리퍼, 바구니, 모자속 등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종자는 기름을 짜거나 약용으로 또는 사료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헛배부른데는 수세미오이씨를 약한 불에 말린 다음 보드랍게 가루내어 한 번에 3-5그램씩 술 한잔에 타서 먹는다. 수세미오이씨는 뱃물도 잘 빠지게 할 뿐 아니라 헛배 부른 것도 잘 낫게 한다. 회충에는 수세미오이씨 40-50알을 하루 양으로 하여 씨를 까서 먹는다. 회충이 죽는다.
만성 신장염에는 늦은 여름에 수세미오이 줄기를 땅에서부터 40-50cm정도 올라가 자르고 그 끝에 깨끗한 병 아가리에 연결시켜 즙액을 받아 한번에 30-50ml씩 하루 3-4번 끼니 사이에 먹는다. 또는 줄기 40-80그램을 물에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1주일 정도 먹어도 좋다. 오줌을 잘 나가게 하므로 부은 것을 내린다.
비염에는 수세미오이 줄기를 적당한 크기로 썬 것 10-15그램을 물에 달여 한번에 먹거나 약한 불에 볶아서 보드랍게 가루내어 코 안에 불어 넣는다. 달여 먹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 1~2번 먹으면 막혔던 코가 뚫리고, 5~6번 만 먹으면 만성 단순성 코염은 낫는다. 만성 위축성 코염 때에 고름 같은 콧물이 나고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축농증에는 수세미오이 줄기 10~15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먹는다. 5~6번 먹으면 상악동 안의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막혔던 코가 뚫리고 냄새를 제대로 맡는다.
유즙이 부족할 때는 수세미오이 덩굴을 태워서 가루내어 한번에 4그램씩 하루 한번 3일 동안 먹는다. 수세미오이는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효과가 있고 젖앓이 때도 쓴다.
수세미오이를 집안에 잘 가꾸면 여름철 그늘을 제공해주고 쉴 공간도 마련해 준다. 노란꽃과 길게 매달린 수세미 오이의 열매와 덩굴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노라면 어느새 무더운 여름은 지나가고 성큼 가을문턱에 와 있는 계절의 변화무쌍함을 깨닫게 된다. 수세미오이를 집집마다 잘 가꾸어 가정 상비약으로 누구나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세미는 화장수 뽑는데 좋습니다. 가을에 원줄기 밑둥에서 약 30cm 위를 절단하고 그 끝을 생수통에 꽂아 놓으면 아주 많은 물이 고이는데 그걸 화장수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수세미는 한방약의 일부로도 사용하지만 단독으로는 민간약초로 체질에 맞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에 수세미가 그렇게 단독으로 효과가 모든 사람들에게 다 있다면 정제약으로 나오겠지요. 저는 어디까지나 민간약초는 차와 반찬으로 개발하여 보조식품으로 만들고 병의 치료는 한의원이나 양의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믿습니다.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렸던 창문밖 풍경. 어머니께서 껍질과 속을 파내 천연 수세미로 사용하셨던 기억. 미국에서 씨앗을 구입할 수 있을까? 있습니다.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저렴한 가격이군요. 내년에 한 번 키워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