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립고 피곤 … 봄 탓 아닌 '간' 탓 일수도
봄철 자주 피곤하고 오후가 되면 심하게 졸립거나, 소화가 안되고, 업무나 일상에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는 '춘곤증'이 나타난다. 춘곤증은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겨울 동안 줄어들었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상을 설명한다.
그러나 봄날 피로의 원인이 일시적인 춘곤증이 아닌, '간 때문'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3~4주 이상 봄철 적응기간이 지났는데도 지속적인 피로와 권태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만성간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많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전체 만성간염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C형 간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B형 간염 다음으로 만성간염을 일으킨다. 특히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고, 급성간염을 앓은 후에도 완전 회복되지 않고 약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진이 필수적이다.
간사랑 네트워크 김창섭 원장은 “만성 간염은 증상이 특별히 나타나지 않지만, 증상이 있는 경우 흔히 춘곤증으로 불리는 증상과 비슷해 위험신호를 놓칠 수 있다”며 “평소 B형, C형 간염 검진을 하고, 춘곤증 증상이 지나치게 길다고 느껴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 지키려면, 예방ㆍ검진ㆍ치료 3단계 잘 챙겨야
간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만성간염의 예방, 검진, 치료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예방이다. 만성화되는 B형과 C형 간염은 모두 혈액감염이 원인이 된다. 감염 될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어싱이나 문신, 침술 등 혈액에 오염된 도구로 인한 감염 예방을 위해 불법적인 시술을 삼가 하고,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행히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미리 예방 관리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검진이다. 만성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때 치료 효과가 더 높아진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검진이 중요하다. C형 간염은 항체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1차적으로 검사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는 검사(HCV RNA)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치료다. C형 간염은 페그 인터페론 등의 약제로 40~80%가 완치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면 간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출처: 헬스조선
[춘곤증] 의학사전에도 없는데…봄이면 찾아오는 피곤함
47세 되는 회사원이 최근에 너무도 쉽게 피곤하고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어 무슨 신체적인 질병이 생기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면서 진료실을 찾아왔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변화가 없는지 물어보고 이런저런 증세에 대해서 알아봤으나 피곤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신체 진찰을 해 보았으나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잠은 여느 때와 같이 7시간 정도를 잔다고 하였고, 아침식사도 대체로 잘 먹는 편이라고 했다. 흔히 피로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각종 질병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고자 혈액검사, 요검사, 흉부엑스선 촬영 등을 실시했으나 이상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병원 내원자 중에 피곤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피곤함이 주요 증세인 질병에 대한 진찰과 몇가지 검사를 해 보아도 대부분 신체적으로는 정상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이 피곤증을 의학사전에도 없는 ‘춘곤증(春困症)’이라고 불렀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직장에서는 더욱 나른해진다. 자꾸 하품이 나고 머리가 어지럽고 목덜미가 무겁다. 소화가 잘 안되며 소변이 자주 마렵고 피부가 거칠어진다. 심하면 의욕 상실에 일마다 짜증이 나고 대인관계에서 불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봄철이면 어딘지 모르게 노곤하고 고달프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계절의 변동에 연유한다. 겨울철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을 충분히 섭취하기가 어렵다. 낮은 짧고 밤은 길어 활동량이 줄고 휴식과 수면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럭저럭 그동안 축적된 몸속의 에너지와 영양분으로 지탱을 해 왔다.
하지만 봄이 되어 점점 길어지는 낮 시간과 상대적으로 짧아지는 밤 시간 때문에 활동량은 많아지고 휴식과 수면의 시간은 점점 짧아지는데, 빈곤해진 신체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곧바로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피로는 이 때문에 오는 신호다. 피로는 차츰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에너지를 섭취하고 계절에 적응이 되면 차츰 사라진다.
이렇듯 피곤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신호이다. 우리 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는 권고이기도 하고, 신체나 정신의 질병이 시작되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신체적인 수고의 결과로 찾아오는 피곤은 때로 우리로 하여금 보람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 없이 찾아드는 피곤은 상당한 고민거리로 이어진다. 드물지만 간염·당뇨·폐결핵·빈혈·갑상선질환·암 등 신체적 질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며, 우울증·스트레스 등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경우도 많다.
춘곤증에 특별한 처방은 없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마사지나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이나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피로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고단백 식품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리듬을 갖는 생활과 적당한 긴장감을 갖는 것도 효과적이다.
최현림(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처: 농민신문
춘곤증 이기려면…봄나물로 입맛찾고 유산소운동 규칙적으로
■ 밥상에 봄나물을
춘곤증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밥상에 봄나물을 올리시라! 쑥·미나리·부추·냉이·달래·씀바귀 등의 나물은 잃었던 미각을 살릴 뿐 아니라 영양분이 다양해 나른한 몸의 피로를 이기는 데 큰 구실을 한다.
봄나물은 소화를 도와 장과 위를 다스리며, 간을 해독해 피와 정신을 맑게 해 준다. 냉이는 눈을 맑게 하고, 달래는 보혈작용을 하며, 씀바귀는 정력을 강화시킨다.
■ 신진대사 촉진하는 녹차
목마를 때마다 녹차를 마시면 춘곤증을 푸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녹차는 카페인, 타닌, 비타민C·B1·B2, 나이아신 등이 풍부해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과 지구력을 늘려 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해 원기 회복에 좋다.
■ 운동은 무리 안되게 지속적으로
걷기, 조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해야 춘곤증을 이기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산소운동 중 한가지를 택해 하루 20~30분씩 주 3~4회 규칙적으로 하면서 서서히 강도를 높여 나간다.
이외에 춘곤증을 극복하는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지나친 여가활동은 피한다.
▲충분한 휴식과 7~8시간의 수면을 취한다.
▲지나친 음주를 피한다
▲꼭 필요한 약이 아니면 복용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바로 기분 전환을 시도한다.
◇도움말=이준희(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이승환 기자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