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리화가(桃李花歌, The Sound Of A Flower, 2015)
감독: 이종필
배우: 류승룡, 수지, 송새벽
'도리화가'는 1867년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운명을 거슬러 소리의 꿈을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배수지 분)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류승룡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쑥대머리
《춘향가(春香歌)》 중 춘향이 옥중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대목.
《쑥대머리》는 옥중의 춘향이 임을 그리워하며 부른 《옥중가(獄中歌)》중 하나이다. 《쑥대머리》는 옥중 춘향이 이 도령을 그리워하는모습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다. 중머리 장단에 계면조로 부른다. 일제강점기에 임방울(林芳蔚, 1905~1961)이 빼어나게 잘 불러 유성기음반이 무려 일백만 장 이상 팔려나가 소위 ‘쑥대머리 신화’를 창조한 대목으로 유명하다.
《쑥대머리》가 등장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춘향가는 신재효(申在孝)의 『남창춘향가』로, “
무든 남누의상 쑥머리
귀신 얼골 젹막
옥방 혼
안져 각나니
임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 젼
사후 이 원통을 알아 주리 뉘 잇스리 고고
셜운지고”와 같이 임방울이 부른 것과 사설이 거의 같다.
이로 미루어 보아 《쑥대머리》는 늦어도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대목임을 짐작할 수 있고, 신재효가 《옥중망부사》의 하나로 《쑥대머리》를 창작했을 개연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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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오페라 “진채선”
진채선은 1847년 고창군 심원면 검당포에서 태어났다. 갸름한 얼굴에 나긋나긋한 몸매로 춤솜씨 또한 일품이며, 목소리의 성량이 풍부하여 가창에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 났다.
그녀는 판소리에 뜻을 두고 신재효를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되었고, 신재효는 그를 옆에 두고 아끼고 사랑하며 지성껏 가르쳤다. 당시 진채선의 출현은 사회의 일대 화제거리가 되었고 판소리사계에 있어서 참으로 경이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진채선의 아름다움과 아울러 천구적인 기량은 당대 명창들에게 있어 독보적인 존재이었으며, 그의 인기는 단연 절정에 이르렀다.
고종 4년 7월 경복궁 경회로 낙성연에 대원군이 당시의 명창들을 불러들였을 때 진채선도 대원군의 부름을 받고 상경하게 되었다. 신재효는 낙성연인 만큼 고사창 즉 명당축원을 먼저 불러야 한다고 가사를 지어서 진채선에게 가르치고 《춘향가》중 십장가를 부르도록 하였다. 대원군을 비롯한 하객들은 진채선이 부른 「성조가」에 크게 감동하였다. 진채선은 대원군의 눈에 들어 대원군을 모시게 되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제자 진채선을 기다리는 간절한 그의 연정은 끝내 그를 몸져 눕게 하였다. 신재효는 사제지간으로 몇 년을 곁에 두고 장중의 보옥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정성껏 가르쳐 왔던 진채선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자 몹시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 외로움은 연모의 정으로 변하였다. 날이 갈수록 고독감은 골수에 사무쳐 번뇌망상은 병이 되었다. 그는 진채선에게 《도리화가》를 지어 진채선에게 보냈다.
스물네번 바람 불어
만화방창 봄이드니
구경가세 구경가세
도리화 구경가세.
도리화는 진채선을 뜻하며 스물네 번 바람불어는 채선의 나이 방년 스물네 살을 나타내니 채선을 그리워하는 신재효의 간절한 마음을 이렇게 읊은 것이다.
꽃 가운데 꽃이 피니
그 꽃이 무슨 꽃고
웃음 웃고 말을 하니
수렴궁의 해어 환가
해어화 거동보소
아릿답고 고을시고
채선의 고운 모습을 꽃에 비유해 읊은 노래이다.
나와드니 빈 방 안에
햇빛 가고 밤이 온다
일점 잔등 밝았는데
고암으로 벗을 삼아
잠 못들어 금심이요
꿈 못이뤄 전전한다
언제나 다시 만나 소동파를 울어 볼까
채선에 대한 신재효의 연정의 표현은 이렇게 극진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진채선이 「추풍감별곡」을 불러 스승에 대한 그의 간곡한 마음을 노래로서 읊어 표현하여 신재효에게 화답하였다.
신재효는 모든 자리를 내어 놓고 판소리 사설에 전념하였다. 그 후 고종이 친정을 선포함에 따라 대원군은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경기도 양주로 은퇴하자 진채선은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판소리 오페라 “진채선‘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졌다. 제 1장 모양성의 꿈, 제 2장 경복궁 낙성식, 제 3장 동리판소리경연대회, 제 4장 선운사 도솔암의 마애석불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적 멜로디를 극대화하고 판소리의 원판을 삽입하여 한국음악의 특징을 살려냈으며, 조선말기 시대적 상황의 표현을 곡선으로 형상화한 오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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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가요 《도리화가》
신재효 사설 /김백찬 작곡
노래: 김대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
스물네 번 바람불어 만화방창 봄이 되니
귀경가세 귀경가세 이화도화 귀경가세
복사꽃은 붉디붉고 외얏꽃은 희고 흰데
붉은 꽃이 고운 빛 믿고 흰꽃 조롱하여
바람결에 눈웃음치며 사람들에게 자랑치만
요요하고 찬란한 모습은 그 아니 좋을쏜가.
스물네 번 바람 불어 만화방창 봄이 되니
구경가세 구경가세 이화도화 귀경가세
복사꽃은 붉디붉고 외얏꽃은 희고 흰데
붉은 꽃이 고운 빛 믿고 흰꽃 조롱하여
바람결에 눈웃음치며 사람들에게 자랑치만
요요하고 찬란한 모습은 그 아니 좋을쏜가.
꽃 가운데 꽃이피니 그 꽃이 무슨 꽃인가
웃음 웃고 말을 하니 꽃 중에 꽃은 사람이라
꽃 가운데 꽃이피니 그 꽃이 무슨 꽃인가
웃음 웃고 말을 하니 꽃 중에 꽃은 사람이라
아.... 아.... 아... 아...
수렴궁의 해어환가
해어화 거동보소 아릿답고 고을시고
현란하고 황홀하니 채색채자 분명하다
수지양이 1년여간 판소리 공부를 익히며 영화 촬영에 임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요. 수지양 소리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색이 풍부해졌다고 할까요. 판소리 명창과는 비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영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것 같아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어우러져 한국 전통미를 느낄 수 있어 제게는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